
DDR5 메모리 값이 1년 사이 4배 안팎으로 뛰었고, 서버용 64GB RDIMM 은 2025년 3분기 255달러에서 2026년 3월 700달러 선까지 올랐다. 이 글은 두 가지 질문에 답한다. 왜 올랐고, 언제 내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유는 AI 수요가 아니라 메모리 3사가 HBM 에 라인을 몰아준 배분 결정이고, 그 결정이 2027년까지 완판된 계약으로 굳어 있어서 내년 안에 내릴 가능성은 낮다.
오른 폭은 소매 4배, 서버용은 3배에 가깝다
수치부터 정리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2026년 1월 7일 낸 메모리 가격 추적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메모리 가격은 40~50% 뛰었고, 2026년 1분기에 다시 40~50%, 2분기에 약 20% 더 오를 것으로 봤다. 같은 보고서가 든 예시가 서버용 64GB RDIMM 이다. 2025년 3분기 255달러이던 것이 4분기 450달러가 됐고, 2026년 3월에는 7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년 만에 2.7배다.
소매 시장은 더 거칠다. 아시아투데이가 2025년 12월 29일 전한 DDR5 소매 가격은 그해 9월 대비 12월에 4배 이상이었고, 트렌드포스는 그 시점에서 2026년 말까지 45% 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실리콘애널리스츠가 2026년 8월 28일 낸 현물가 분석은 DDR5 서버 RDIMM 이 2026년 말 기준 전년 대비 2배가 될 것으로 정리했다. 요약하면 소매는 4배, 서버 계약가는 2~3배 구간에 있고, 아직 정점을 찍었다는 신호는 없다.
이유는 AI 수요가 아니라 HBM 배분 결정이다
업계 설명은 한결같다. AI 서버가 메모리를 많이 쓰니 수요가 폭발했다는 것이다. 절반만 맞는 말이다. 수요가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범용 DRAM 가격이 이렇게 오른 직접 원인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같은 웨이퍼를 HBM 에 우선 배정한 결정에 있다. HBM 은 같은 면적에서 범용 DRAM 보다 훨씬 비싸게 팔린다. 세 회사 모두 그쪽으로 생산을 옮겼고, DDR4 는 감산했으며, 표준 DRAM 증설은 미뤘다. 수요가 아니라 공급 쪽에서 파이프를 좁힌 셈이다.

담합 의혹이 맞더라도 결론은 달라지지 않는다
여기서 반론 하나를 다뤄야 한다. XDA 는 2025년 말 기사에서 업계 설명을 믿기 어렵다고 썼다. 근거는 셋이다. 세 회사가 똑같이 HBM 집중, DDR4 감산, 표준 DRAM 증설 지연을 택했고, 누구도 점유율을 늘리려 가격을 내리지 않으며, 이 회사들에는 1998년부터 2002년까지의 가격 담합 유죄 판결 전력이 있다. 그러니 이건 수요 폭발이 아니라 소수 기업의 의도적 공급 제한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 의혹이 상당 부분 맞다고 본다. 세 회사의 행동이 이렇게 일치하는 건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서버 비용을 계산하는 입장에서는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 담합이든 합리적 배분이든, 2027년까지의 물량이 계약으로 묶여 있다는 사실은 같다. 규제 조사가 시작되더라도 이미 체결된 장기 계약을 되돌리지는 않는다. 개발자가 기다려야 할 것은 규제 결과가 아니라 2027년 이후 신규 팹의 가동이다.
개발자가 지금 바꿔야 할 것은 인스턴스 선택 기준이다
서버 비용은 어디까지 오르나. 클라우드 요금표는 아직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대형 사업자는 메모리를 장기 계약으로 사들이고, 요금 인상은 한 박자 늦게 온다. 실리콘애널리스츠 분석은 2026년 1분기가 가격 정점이 아니라 상승률의 정점이었다고 봤다. 이후는 급락이 아니라 높은 가격에서 굳는 국면이다. 그러니 클라우드 요금은 내리기보다 메모리 최적화 인스턴스부터 슬금슬금 오르는 쪽이 자연스럽고, 온프레미스 서버 견적은 이미 20~30% 올라 있다.
바꿔야 할 건 습관이다. 지금까지 메모리는 CPU 보다 싼 자원이었다. 캐시를 넉넉히 잡고, JVM 힙을 크게 두고, 컨테이너마다 여유 메모리를 붙이는 게 당연했다. 이 전제가 2027년까지 깨진다. 메모리 최적화(r 계열) 인스턴스 대신 범용(m 계열)에서 힙을 줄이고 GC 튜닝으로 버틸 수 있는지, 레디스에 올려둔 데이터 중 실제로 초 단위 응답이 필요한 게 얼마나 되는지, 사내 서버 교체 주기를 2027년 이후로 미룰 수 있는지. 이 셋을 지금 점검하면 내년 인프라 예산의 방향이 정해진다.
측정이 먼저다. 컨테이너에 잡아둔 메모리 limit 과 실제 peak 사용량을 한 달치 모니터링에서 뽑아보면, 대부분의 서비스가 할당량의 절반도 쓰지 않는다. 그 차이가 그대로 줄일 수 있는 인스턴스 크기다. 메모리가 싸던 시절에는 이 여유가 안전장치였지만, 지금은 매달 나가는 비용이다. 값이 내리기를 기다리는 건 계획이 아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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